taste/the place

2019/09/21 파더본 Paderborn

winterwald 2020. 9. 21. 21:02

전날 Geseke라는, 파더본 근처의 작은 동네에 도착해 묵었다. Alte Ratsschänke라는 식당이 2층에 숙소를 운영하는데, 따로 리셉션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라 일단 식당으로 들어가서 종업원에게 말을 걸면 된다. 사람들 앉아서 맥주 마시면서 축구 보고 있던, 전형적인 동네 펍 ㅎㅎ 더 올 손님이 우리뿐이어서였는지 아님 내가 동양인이어서였는지 나를 보자마자 오늘 숙박하는 거냐며 방으로 안내해줬다. 한적한 동네라 숙소에 사람이 있겠냐 싶었는데 5-6개의 객실 중 반 이상이 차 있었고, 방도 깔끔했다. 문제는 잘 자고 난 아침 떠나기 전에 발생했는데, 주인이 분명 열쇠를 바깥 우편함에 넣고 가라고 했는데 안쪽 우편함에 넣고 나오면서 문이 잠겨버린 것.. 지금 생각해도 너무 미안하다.

 

 

쨌든 아침 일찍 파더본으로 이동. 파더본은 내가 2011년 가을부터 2012년 여름까지 1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살았던 동네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그리고 내가 언제나 그리워하는 곳. 골목 골목 추억이 없는 곳이 없는 그런 곳. 근데 추억에 젖기 전에 일단 해야 할 일이 있었다. 학교 건물로 들어가 노트북 켜고 와이파이 바로 연결해서 부모님과의 여행 계획 세우기 시작(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으며). 한참 머리 싸맨 후 걸어서 시내로 이동했다. 예전에 자주 가던 케밥집에서 점심 먹고, 김모 언니가 추천해준 카페에 가려 했는데 안타깝게도 정기 휴일.. 그래도 Paderboner Dom에도 들어가고 시내도 한 바퀴 돌고, 친구네에 가져갈 꽃도 샀다. 딱 날씨 좋은 가을날이라 Domplatz에 행복한 사람들이 한가득. 7년 만에 왔는데 내가 살던 기숙사, 학교 앞 버거킹, 자주 가던 Rewe까지 참 모든 게 그대로인 정겨운 파더본. 그때 함께 있던 사람들만 이곳에 없었다. 

 

J와 틈만 나면 가던 학교 바로 앞 버거킹ㅋㅋ
아. 보기만 해도 너무 좋은 캠퍼스 안의 길
Paderborner Dom
Domplatz

늦기 전에 Höxter로 출발. 친구네 집까지 58km의 정도의 거리. 친구들이랑 5시에 만나기로 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