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the place

2019/10/06 스테가스타인 전망대, 플롬 교회

winterwald 2021. 4. 7. 17:40

점심을 먹고 갈 곳은 스테가스타인 전망대. 플롬은 송네피오르드의 지류인 아울란드피오르드 가장 안 쪽에 있어서, 근처 스테가스타인 전망대에 가면 아울란드피오르드를 조망할 수 있다. 차를 가지고 왔다면 전망대까지 차를 가지고 올라가면 되고(하지만 좁은 도로에 경사에 헤어핀이 많아 운전이 어렵다는 글을 많이 본 것 같다) 우리처럼 기차나 페리로 플롬에 왔다면 플롬 투어리스트 인포 앞에서 투어버스를 탈 수 있다. 예약은 아래 사이트에서.

 

www.visitnorway.com/listings/stegastein-viewpoint/171495/www.norwaysbest.com/things-to-do/bus-services/stegastein-viewpoint/#booknow

 

Stegastein Viewpoint

Experience the spectacular Stegastein viewing platform, 650 metres above Aurlandsfjord. An unmissable sightseeing trip for any visitor to Flåm.

www.visitnorway.com

가격이 꽤 비싸서(지금 들어가보니 325크로나고, 당시에도 적어도 300크로나는 넘었기 때문에 1인당 4만원이 넘었다는 말. 네 명이면 16만원ㅋㅋㅋㅋ) 고민을 많이 했는데, 플롬에서 어차피 오후 시간을 보내야 했고 딱히 할일도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 노르웨이 여행의 핵심은 자연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예약했다. 약속 시간에 버스를 타러 투어인포 앞에 가니 작은 밴이 한 대 왔고, 그날의 손님은 우리 가족뿐이었다.

 

플롬 동네를 빠져나가 조금 달리다 보면 산길로 들어선다. 그때부터는 노르웨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1.5차선이 또 나오는데, 한 대가 가긴 넓지만 두 대가 지나가려면 한 쪽이 꼭 서야 하는 그 정도의 너비다. 게다가 헤어핀도 많아 고도의 운전실력을 요구하는. 다행히 기사님은 이 길을 늘 오가는 베테랑처럼 보였다.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경치가 이미 경이롭기 때문에 대체 위에서 어떤 걸 보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둘러볼 시간 30분 정도를 준다. 아래 사진의 저 구조물이 스테가스타인 전망대인데, 피오르드로부터 650m 정도 높이에 위치하고 있다. 측면에서 보면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데 사진엔 담질 못했다. 기역자로 꺾이는 부분이 유리로 되어 있어 가까이 가면 아찔한데, 풍경은 장관이다. 플롬에서 1박 이상을 한다면 꼭 다녀가면 좋겠다.

 

그야말로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전경. 
맞은 편 산 위에는 눈이 보인다.

차를 타고 산을 내려와 플롬 투어 인포(출발한 곳)에 도착했는데 아직 시간이 4시도 되지 않았다. 이 조그만 시골 동네에서 그것도 10월에 무얼 할 수 있을까 하다가 플롬 교회로 산책을 다녀오기로 했다. 해가 기울기 시작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걸었다. 가는 길은 약간 혼란스러운데ㅋㅋ 공장도 있고 주거지역도 있고 조금 더 가면 방목하는 양들도 있다. 플롬 시내에서 걸어서 30-40분 정도 걸리는 거리. 한겨울 패딩을 입었는데도 콧물 나는 날씨였다. 노르웨이의 가을이란..

 

유럽이야 어디든 교회 근처에 묘지가 있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교회는 마당 전체가 묘비로 꽉꽉 들어차 있어서 좀 놀랐다. 동네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다 이곳에 묻히는 걸까.. 

 

깜깜해지기 전에 돌아가려고 서둘러 걸었다. 한식을 원하는 아빠의 간청에 따라 공동식당에서 라면 끓이고 밥이랑 밑반찬이랑 먹었던 듯ㅋㅋ 이후 일정을 생각해보면 자연을 좋아하는 부모님이 가장 만족했던 하루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엄마 아빠랑 4인 도미토리에서 잔 것도 앞으로는 없을 것 같은 일. 돌아보면 온통 다시 할 수 없는 일들뿐이다. 순간을 소중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