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te/films

lady bird, 2017

winterwald 2018. 4. 4. 16:58

04. 04. 2018 관람

 

일단 시얼샤 로넌을 90분 내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언제까지고 보며 앉아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평범하기도 하고 하나도 안 평범하기도 한 나의, 우리의 십대가 무방비로 떠오른다. 세상과 불화했다 화해하기를 끝없이 반복하던 그때(물론 지금도 일정 정도는 그렇다 :).

 

캘리포니아를 그렇게나 벗어나고 싶어 하고 결국 떠나는 크리스틴과 딸을 보내는 엄마를 보며 보이후드가 많이 생각났고, 경주를 그렇게나 벗어나고 싶어 했고 결국 떠났던 17살의 내가 이 풍경들에 겹쳐졌다. 약간의 분리불안이 있었던 내게 댓가는 혹독했지만, 결국 또 떠났기에 나일 수 있었던 부분이 있었음을 아니 많았음을 지금에 와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곳과 새로운 문화를 동경했던 내게 계속되는 떠남과 적응은 필연적이었고 돌아보니 그 과정이 내 20대의 스케치가 되었다. 그래서 크리스틴의 대학 생활이 궁금하다. 그녀의 20대, 30대 그리고 그 이후를 영원히 보고싶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