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aily

2018년 7월 10일

오늘은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책을 빌렸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 GS25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인 H를 만났다. 가는 길의 초록과 트위터에서 추천받은 Mondo Gascaro의 앨범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렸다. 앞에 편안하고 행복한 일만 가득할 것 같은 그런 느낌. H와 20분 정도만 있다 나오려고 했는데 마침 새 물건이 왕창 들어와서 정리를 도와줬다. 모든 자취러들이 그렇지만 내게도 편의점은 방앗간 수준이었고, 그때 수없이 사먹었고 사먹지 않아도 눈에 익은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H가 많이 고마워했고.. 나는 솔직히 그 일이 재밌었다.. 물론 단 한 번이기에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안다.


집으로 걸어오면서는 J와 한 시간 가량 통화했다. 내가 왜 논문을 그만둘 생각인지를 말했다. 우리 둘 다 사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잘 살면 좋겠지만, 일단 살아있어야 잘 사는 것도 가능할 것.. 언제까지나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집에 와서는 김밥을 먹고 남편이 사온 복숭아를 잘라 먹었다. 


여름이 그 세를 늘리기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얼굴을 드러낼 것이다.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그런 여름의 모습이 밉지 않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