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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a reader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2018.


슬픔 그리고 눈물은 내가 오래 전부터 연구하고 싶은 주제였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 갈지에 대해서는 전혀 계획이 없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언젠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그래서 이 책이 반가웠다. 제목만 보고는 슬픔에 대한 연구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슬픔에 대한 부분은 한 챕터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른 주제로 모은 에세이들이었다. 슬픔 챕터에서도 그가 쓰고 모아온 다른 글들보다 이 챕터를 엮기 위해 새로 쓴 챕터 서문이 가장 밀도 있고 내용이 좋았다. 그런 글들로만 꽉 채워진 책이 있으면 좋겠다.


알라딘에서 이 책의 별점과 페이퍼를 보다 발견한 글에서 한 독자는 다음과 같이 소회를 말했다. 이 저자의 에세이 모음보다는 더 진득하고 깊은 비평을 보고 싶다고. 나도 십분 동의한다. 아름다운 에세이들이지만, 신형철은 신형철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