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새벽 2시 45분에 예약해둔 호텔에 도착하여 씻고 자려고 누우니 거의 4시.. 그러나 8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했다. 12시에 마드리드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고 마드리드까지는 300km 정도가 남았기 때문! 이게 무슨 짓인가 싶으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ㅎㅎ 호텔 지하 주차장의 거대한 경사를 무사히 넘은 것을 기뻐하며(수동 운전에서는 대단한 성취라고 생각한다) 출발!
남편 말로는 스페인이 전반적으로 고도가 높다는데 그래서인지 프랑스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멀리에 높은 산이 있는 게 아니라 산 사이사이를 내가 달리는 느낌. 길게 쭉 뻗은 도로가 많아서 시야가 시원했다. 전날과는 달리 도로도 한산하고 고속도로지만 돈 내는 구간도 아니고 바깥 풍경도 달라서(황야 같은) 기분 좋게 달렸다.
마드리드에 도착해서가 문제였는데.. 역시 스페인 제일의 도시답게 차가 정말 많고 길도 복잡했다. 시내에서 주차하기까지+포르투 가기 위해 시내를 빠져 나오기까지 여러 번 시동이 꺼졌고 경적 소리도 한 번 들은 것 같은데.. 그래도 패닉하지 않고 무사히 그날의 운전을 마무리해준 운전자에게 감사하다.
친구 어머니가 친구에게 우리 만나면 맛있는 걸 사주라고 하셔서! 덕분에 마드리드 시내의 한 식당에서 하몽과 스테이크 등을 감사하게 먹었다. 근처 스타벅스에서 오늘의 커피를 테이크아웃하여 드디어 (진짜) 목적지인 포르투로 출발. 그렇다 마드리드는 친구를 픽업하기 위해 들른 것. 문제는 마드리드에서 포르투가 다시 500km 정도라는 사실. 이쯤에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왜 그냥 비행기 타고 포르투에서 만나지 않았을까? 우리 차는 이틀차에 주행 2000km를 찍었다.
포르투 가는 길은 대체로 한산했고 포르투갈에 다와가자 식생이 스페인과는 완전히 달라져서 신기했다. 다만 포르투갈 고속도로는 전자 톨 방식(외국 차 운전자는 국경 넘은 후 첫번째 휴게소에서 등록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휴게소가 없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지 않는 길인 듯)인데 돈을 내고 싶어도 낼 방법을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마음을 졸였다(결국 지금까지도 아무 문제 없었음). 예상보다 한참 늦은 9시가 되어서야 포르투 에어비앤비에 도착했고 거기서도 좁고 경사진 골목길에 주차를 하느라 또 한참을 고생하고 10시가 다 되어 겨우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덧) 포르투는 다들 한국식으로 운전한다.. 먼저 끼어드는 사람이 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