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aste/the place

2019/10/01 크리스티네함(kristinehamn)

마르틴 베크 시리즈와 밀레니엄 시리즈로 이제는 친근하게 느껴지는 스웨덴. 스웨덴 땅을 처음 밟아 본다!

 

오슬로-스톡홀름을 하루만에 가기는 어려워서, 중간 즈음에 있는 적당히 큰 동네에서 숙소를 골랐다. 세상에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작은 소도시 크리스티네함. 전날 밤 8시가 다 되어 도착해 장을 보고, 중심가로부터 1-2km 떨어진 곳에 있는 에어비앤비로 갔다. 한적한 곳이라 조금 무서웠던 첫인상과는 달리 집 안이 너무 예쁘고.. 내가 상상만 했던 스웨덴 가정집이었다. 방과 거실, 주방과 화장실이 있는 진짜 집! 조명과 패브릭, 소품 하나하나가 다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깔끔했다.

 

파스타를 해먹으려는데 아무리 해도 스토브에 불이 안 들어와서, 주인에게 쪽지를 보내고 난리도 아니었는데(주인이 정 안되면 자기가 오겠다고 함) 다행히 주인이 오기 전 어린이보호잠금을 해제하지 않아서 작동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안 그래도 허기진 상태였는데 진이 다 빠졌다. 지금 생각해도 피곤하다. 그래도 예쁜 집에 들어왔으니 예쁘게 차려 먹었다.

 

헤닝 만켈의 '불안한 남자'가 있어 반가웠다. 아, 지금 보니 요나스 요나손도 있네.

사실 위의 사진까지는 9/30이고 아래부터가 10/1 오전이다.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다시 차를 타기 전 동네 산책을 했다. 눈부시게 청명한 가을날이었다. 이날 이후로 북유럽에 있는 동안은 이만큼 날씨가 좋은 날이 없어서 이날의 상쾌함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산책을 마치고 출발. 날씨가 좋은 날은 뭘 해도 좋을 수밖에. 길도 조용했고 최상의 드라이브였다. 스톡홀름에 다 가서야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틀 밤을 잘 숙소는 스톡홀름 북쪽의 솔나로 정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도 종종 등장하는 지명. 차는 집에 세워두고 지하철과 버스로 다닐 예정이다. 

 

재밌는 점. 스웨덴의 국기 색깔은 짙은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래 사진처럼 도로의 교통안내 표지판에도, 가로등에도 국기 색깔을 사용한다. 파랑과 노랑 다 예쁘지만 특히 파랑 midnight blue(#004B87) 정말 마음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