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마민지, 클, 2023
자기 (가족)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꺼내 보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1번. 가족의 이야기를 파헤치다 보니 그게 곧 도시 개발의 역사, 부동산 흥망성쇠의 역사였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가족의 이야기(여긴 재일조선인 역사)인 양영희 감독의 작업들이 생각난다. 그러고 보면 누구의 인생이든 사회사와 관련이 없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이 전쟁이나 IMF를 통과한 것처럼. 사람마다 그런 굵직한 사건들과 얼마나 붙어 있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부동산으로 흥하고 부동산으로 망한 가족의, 몇십 년에 걸친 이야기를 읽었는데, 아직도 이 모든 문제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 답답하다.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주거의 문제로, 누군가에게는 내 집값의 문제로. ‘평범한 가족들의 남루한 희망, 자부심과 수치심의 원천인 부동산 문제에 우리 모두 연루되어 있음을 밝히는 자기 고백’이라는 추천사가 책에 대한 적확한 설명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