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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a listener

오늘의 지름 이야기


장 모양이 오케 연습으로 바빠 만날 수 없다고 했음에도 나는 뭐에 홀린 듯 쾰른 가는 기차에 몸을 싣었다. 오고가는 길만 6시간이 걸렸는데 쾰른에 있었던 시간은 고작 2시간. 그마저도 거의 saturn에 있었던, 이 독한 인간. 
saturn은 전자기기와 음반, DVD 등을 파는 곳이다. '안 지르고 올 수 있을까' 말은 이렇게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가고 있는 나의 행동 자체가 '오늘 무언가 사서 돌아오겠다'를 말하고 있는 거 아닐까 싶다.

역시나 saturn엔 박스 셋이 무지 많았다. 눈이 막 핑핑 돌아갈 것 같았다. 이거 들었다 저거 들었다 얼마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는지 모른다. 유니버셜의 엘로퀀스라는 레이블에서는 엄청난 염가의 박스셋을 팔고 있었는데, 10장 12장에 10유로 정도인 것들이 막 내 눈앞에 가득가득 있는데, 이걸 어찌한단 말이냐. EMI의 엘렌 그리모 언니 박스셋도 있고, 하모니아 문디의 브란덴부르크 전곡도 있고.ㅠ_ㅠ 알반 베르크 스트링 콸텟 베토벤 전집도 있고, 하아. 카라얀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으로도 결정하고도 계산대 앞까지 갔다 다시 돌아왔다 난리도 아니었다. ㅋㅋㅋㅋㅋ 한참 그러다가 '그래. 그래도 베토벤 교향곡 전곡은 아무래도 기본이니까'라며 자기합리화, 자기설득의 과정을 거쳐 집으로 모셔온 나의 첫 박스셋,



카라얀의 베토벤 교향곡 전집, 70년대 녹음이다.
'카라얀 베토벤 교향곡 전집'이라고 검색하면 60, 70 ,80년대가 각각 어떻고 어떤 게 좋고 뭐 이런 말들이 무지 많은데, 난 일단 그런 건 모르고 샀다. 그래도 여러 얘기 살펴보면 입문용으로 카라얀은 문안한 듯 하다. 

그리고 구입한 스피커. creative 제품이고 스피커 채널은 2.0 이다. 2.1채널 사려고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크기도 크기고 무게도 무게고 (나중에 한국으로 들고가기가 너무 애매하다.) 재정상황도 열악해서 그냥 이걸로 샀다. 사 온 CD를 돌려보니 아무래도 음질이 아쉽다. 한국 가면 꼭 2.1로 장만해야지. ㅠ_ㅠ. 좋은 음악은 좋은 스피커를 부른다. 이건 진리다.


이 사진은 대성당 잠깐 들어갔다 나오면서 찍은 중앙역 사진. (웃긴다. ㅋㅋ 쾰른대성당 사진은 없다.ㅋㅋ)
그냥 역 안이 진짜 너무 크리스마스 같고 예뻐서.  (막상 들어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싫지만) 하늘 색깔이랑 잘 어울려서 한 컷.
 


끝 :)
딴 데 돈 안 써도 음반은 열심히 사야지라는 다짐. (음반 사고 딴 것도 사는 게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