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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a reader

2020 상반기의 책

책을 읽을 때마다 늘 조그만 메모라도 남기자고 다짐한지가 어언 2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 간단해 보이는 게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 아니 책 제목만이라도 적어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 전에 읽은 책들에 대해 작게라도 적으려니 사실은 진짜 책 내용보다는 지금 내 생각, 기분과 많이 섞인 감상이 되겠다. 하긴 그게 뭐가 중요하겠나. 결국 책은 읽히려고 있는 것이니. 수용자인 내가 지금 이러이러하다는데 .

 

1.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 / 김영봉 / ivp

 

2.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 론 파워스 / 심심

https://winterwald.tistory.com/75

 

3. 여름의 책 / 토베 얀손 / 민음사

 

4. 브라운 신부의 순진 /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 열린책들

 

5. 우리 집은 캐나다로 정했어요 / 박태욱 / 영진미디어

 

6. 노르웨이의 나무 / 라르스 뮈팅 / 열린책들

뭐 이런 걸로 글을 쓰나 싶은데 사람들은 참 잘 하는 것 같다. 사실 노르웨이의 나무라기보다는 '장작'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장작에 필요한 나무, 도구, 말리는 법, 말리는 장소, 그 모든 과정에 담긴 노르웨이인의 마음과 지혜까지를 아우른다. 엄마 집에 장작을 쓰기 때문에 (우리와 환경은 다르지만) 유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읽었다.

 

7. 버릴수록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들 / 김기석 / 비아토르

 

8. 사랑할까, 먹을까 / 황윤 / 휴(休)

재밌고, 의미있다. 이 책을 읽고 채식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었다.

 

9. 요리하는 도시 농부 / 박선홍 / 나무의철학

 

10. 오늘이라는 예배 / 티시 해리슨 워런 / ivp

교회에서 모든 신앙생활이 끝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일주일에서 신앙과 관련된 시간은 고작 한두시간. 나머지 시간도 다 예배가 될 수 있다는 그리고 그래야 한다는 클래식한 주장을 디테일을 살려 잘 풀어낸 수작. 미주에 줄을 많이 그었다. 또 다른 책으로 안내해줄 이정표들.

 

11. 1일 1개 버리기 / 미쉘 / 즐거운상상

 

12. 세계 종교의 역사 / 리처드 할러웨이 / 소소의책

 

13. 사랑이 남긴 하루 / 김명선 / 복있는사람

낙헌제 2집과 더불어 많이 많이 기다린.. 저자의 분투와 치열함과 절망 그러나 또 그 안에 살아 있는 사랑이 따스했다. 언제나 응원하고 싶은 사람.

 

1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허블

이 책이 10만부가 팔렸다는 뉴스를 봤다. 보자마자 '가만 보자 10만부면 인세가 얼마야..'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은 나는 정말이지.. 표제작 포함 모든 작품을 제치고 '공생가설'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sf의 아이디어야 늘 어딘가에, 누군가에 계보를 둔다고는 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정교하게 만들고 매끄럽게 풀어 독자인 내 품에 쏙 들어오도록 안겨준다는 것은 재능이라 부를 수밖에. 모든 소설이 다 그렇겠지만 이 장르는 까딱 잘못하면 물어보지도 않은 과학적 장치를 줄줄 늘어놓기 매우 쉬우므로. 나머지는 조금씩 아쉬웠지만 취향 차이라고 볼 수도 있을 정도의 아쉬움이었다.

 

15. 아무튼, 문구 / 김규림 / 위고

 

16. 반 고흐 / 바바라 스톡 / 미메시스

세상에 반 고흐 이야기는 차고도 넘치는데 어떻게 다르게 풀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겠다 싶은 그래픽노블. 구구절절하지 않으면서도 순간순간 마음에 꽂히는 구절들이 있었다. 그림이 귀엽다.

 

17. 반 고흐와 나 / 바바라 스톡 / 미메시스

 

18. 벌새 / 김보라 / 아르테

https://winterwald.tistory.com/82

 

19. 아무튼, 비건 / 김한민 / 위고

김한민의 책은 빠트리지 않고 보려는 편이다. ('빠뜨리다'와 '빠트리다'가 같은 말이라는 것을 아셨는가.) 그는 줄곧 애매한 정도로 채식을 시도하는 것보다 한 번에 완전한 비건으로 전향하는 게 덜 복잡하고 쉽다고 말한다. 물론 부분적 채식인 페스코와 락토오보 역시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을 인정하긴 함. 암튼 지금 채식 관련 책을 2-3권 정도 읽었는데, 일단 나는 붉은 육류(meat)를 먹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20. 아무튼, 예능 / 복길 / 위고

리디셀렉트에서 저자의 글을 처음 읽었는데 재치있으면서도 날카로워서 이 사람은 누구지 하며 바로 단행본을 읽었다. 이제는 따라다니며 찾아 읽을 저자가 되었다.

 

* 시선으로부터(주간 문학동네), 정세랑

연재를 따라 읽었다. 각 장 서두에 심시선 작가 책의 발췌글이 감질나게 나오는데 통째로 읽고 싶다.  명은이 하와이의 자연을 걸으며 하는, 그녀만이 할 수 있는 근사한 생각들이 좋았다. 정세랑 작가는 문장도 이야기도 빠지는 데가 없네요.

그렇게 말하지 마. 네가 열려 있는 사람이라 변화에도 적극적인 거겠지. 나, 너 처음 봤을 때부터 확 느꼈는데. 열려 있는 사람이란 거. 튼튼하게 활짝 열리는 창문이나 공기가 잘 통하는 집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