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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the place

2019/09/16 몽생미셸

16일 아침 낭트를 떠난 우리는 몽생미셸로 향했다. 늘 말하지만 천천히 북유럽으로 올라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기에, 북쪽으로 가는 길목에 중간중간 들르고 싶은 곳을 정해 구경을 하면 되었다. 그런데 보르도를 떠나면서.. 정말이지 딱히 가고 싶은 데가 없는 것. 나는 예전에 다녀온 프로방스를 다시 가고 싶었고(루트상 안됨).. 그게 다였다. 그러다 우연히 생각난 몽생미셸!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볼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비현실적일 수가 있을까 싶었던 곳. 11시쯤 도착했을까?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차가 잔뜩 늘어서 있는데, 프랑스가 뭐 다 그렇지만.. 이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 양쪽에 펼쳐진 들판이 딱 고흐의 그림 같았다. 

 

큰 주차장이 3구역 정도 있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주차요금은 나가는 길에 계산하면 된다. 주차장에서 섬까지는 도로로 연결돼 있다. 원래는 만조 때는 섬이고 간조 때만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는데 도로가 생기면서 언제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섬에서 주차장이 2km 떨어져 있기에 무료셔틀버스가 다닌다. 그걸 타도 되고, 돈을 내고 말이 끄는 마차를 탈 수도 있고ㅋㅋ 걸어서 이동해도 나름 재미가 있다.

 

성이라고 하면 될까? 이곳은 고대부터 요새였고, 8세기에 섬의 이름을 딴 수도원이 세워졌다. 처음부터 이렇게 컸던 건 아니고, 조금씩 커져나간 모양새.수도원이 최상층부에 위치하고 있기에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좁은 마을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식당도 있고 간식을 파는 곳도 많고 기념품집도 많아서 구경하면서 올라가면 금방이다. 우리도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사서 먹으면서 올라갔다.

 

내가 또 수도원.. 이런 곳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서ㅠㅠ (중세시대 수도사로 태어났으면 잘 맞았을 것 같음..) 정말 재밌었다. 식당, 예배당 등 각 방에서의 수도사 생활을 상상도 해보고 장미의 이름도 생각나고. 건물 스케일과 구조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그만이었다. 그리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서 들으면서 이동하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웬만하면 추천. 

 

저기 사람들이 걸어오고 있다.

사실 야경이 제대로라 야경을 봤어야 하는데, 해도 아직 너무 길 때고 갈 길도 멀어서 4시 좀 넘어서 주차장쪽으로 걸어나왔다. (들어가는 길엔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나오는 길엔 걸어서 주차장까지 옴) 수도원에서 내려오면서 상점에서 기념이 될 만한 걸 사려고 했는데 영 살 게 없더라. 그나마 수도원 기념품샵이 나은데, 거기도 딱히.. 그저 그렇고 비싸긴 엄청 비싸다. 굳이 고르라면 몽생미셸 관련 책이 제일 나을 듯.

 

시드르가 유명한, 역시 노르망디에 있는 옹플뢰르와 코끼리 바위가 유명한 에트르타까지 뒤늦게야 알게된 노르망디 해안의 매력을 하나하나 다 경험하고 싶었지만 일정상 동쪽으로 이동했다. 볼거리를 몇 개는 남겨두어야 또 오지 않겠어?😉

 

 이날 오후의 목적지는 에브뢰(Evreux). 지베르니에 가기 전에 하루 머물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