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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the place

2019/10/05 베르겐

두 번의 경유로 만 하루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동해 베르겐에 도착한 부모님은 그야말로 파김치였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4시 정도? 다음날 아침 일찍 플롬으로 가는 기차를 타야 해서(!) 역시 쉬는 게 맞지 않을까 싶었지만(두 분의 나이와 체력을 고려하면) 그래도 베르겐 시내 정도는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인데 아깝지 않나 해서 시내 산책을 잠깐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구시가지까지는 걸어서 15-20분 정도? 가는 길에 그리그할렌ㅡ아마도 베르겐의 가장 큰 콘서트홀이자 베르겐필의 연주홀ㅡ근처 악기상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동생이 타악기 전공이라 가족 모두 악기에 관심이 많고 마침 말렛이랑 드럼이 밖에서도 보여서 카톡으로 동생까지 소환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베르겐의 구시가지는 바로 아래 사진의 브리겐(옛 목조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는) 중심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멀리서 브리겐이 보이고 그 앞으로 바다와 배들이 보이면 도착이다. 항구 특유의 쾌활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크루즈도 정박해있다.
작은 수산시장이 있는데 한국어를 하는 상인이 있어 아빠가 신기해하며 대화 중.

여기서부터는 브리겐 내부다. 브리겐 자체가 '부두'라는 뜻이네. 한자동맹의 상인들이 사용하던 건물이고,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박물관이나 상점은 따로 방문하지 못했고, 그냥 저 목조 건물 안을 걸어다녔는데 삐그덕삐그덕하면서도 저 모양으로 서 있는 게 신기할 정도의 건물이었다. 기원은 11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화재, 파괴 등으로 계속 보수되었고 가장 오래된 일부 건물이 1700년대 것이라 한다.

 

나와서는 베르겐후스(요새)에 잠시 들렀다. 여기도 역시 전시관에 들어가진 않고 산책의 마음으로 한 바퀴 휙 둘러보기만. 나온지 한 시간 반쯤 됐으려나, 슬슬 저녁을 먹고 쉬어야 할 것 같아서 슈퍼에 가 연어를 사고 숙소로 돌아갔다. 노르웨이는 역시 연어. 엄마가 챙겨온 쌀과 반찬에 연어를 구워 저녁을 먹었다. 얼마 만에 먹는 한국음식인지!! 내일 일찍 나가야 해서 다들 일찍 누웠는데 옆방에서 중국인들이 매우 시끄럽게 떠들면서 요리하고 밥을 먹길래 결국 가서 한마디 했다. 부모님이 하루종일 비행기 타고 와서 너무 피곤하시다고, 조용히 해주면 좋겠다고. 알겠다더니 좀 지나자 똑같은 볼륨으로 떠들기 시전. 다행히 두 분은 피곤했는지 금방 잠들었고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고는 했다. 방음이 너무 안 되는 것만 빼면 꽤 깔끔하고 단정했던 숙소였다.

 

goo.gl/maps/MWTPqPFXpJcrXJbKA

 

미 카사 투 카사 - LS

★★★★☆ · 편의 서비스 제공 숙박시설 · Lyder Sagens gate 28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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