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1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1/07/12 친구가 선물로 준 교보문고 기프트카드로 무슨 책을 살까 하다가 몇 년 간 사고 싶었던 존 루이스의 바흐 평균율 1권을 샀다. 1권이라고 하니 책 같네 ㅎㅎ 평균율 제1권을 재즈로 편곡해서 녹음한 음반으로 무려 4CD, 러닝타임 3시간이 넘는다. 유튜브로 수없이 듣고, 심지어 누군가에게 선물한 적도 있는 앨범인데 정작 나는 지금까지 없었네. 오늘 쉬는 날이라 3번 CD까지 듣다가 멈췄다. 선물했던 장소도, 받았던 사람이 무척 기뻐했던 기억도 흐릿하게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이 곡은 또 내가 좋아하는 분 트위터에서 소개 받아 고맙다고 멘션도 남겼었지. 본인도 명명에서 알게 되었다고 하셨지만. 결국 정만섭님께 감사해야 하는! 아니 존 루이스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라디오로 끝나네. KBS 클래식 fm 이제.. 2021/06/25 토요일의 일정은 거의 비슷하다. 밀린 빨래를 하고, 야구를 보고, 커피를 내려 마신다. 어쩌다 보니 다 주중엔 할 수 없는 일들이라 새삼 소중하다. 아이들 글을 고치면서 나도 다시 공부가 된다.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도 자주 보게 되고, 사전, 맞춤법 검사기 활용이 부쩍 늘었다. 글쓰기 첨삭이 책 만들 때보다 덜 신경쓰일 것 같지만 사실은 비슷한 에너지가 드는 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피드백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글에 손을 대야 하는지 고민하는 건 똑같다. 뭐 어쨌든 국어 실력이 늘고 있다는 소리.. 좋은 우리 작품 더 많이 읽고 싶고 더 좋은 글쓰기 하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과 나누고 싶다. 어제밤 침대에 누워서 호빗을 조금 읽었는데(이번 개정판 세트 톨킨이 직접 그린 표지라.. 2021/06/24 하루하루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정신 차려보면 밤 9시.. 그래서 지하철에서 성경을 읽는다. 다행히 폰 esv 앱에도 스터디 바이블 구매한 게 연동이 돼 있어서 궁금한 건 그때그때 찾아가며. 바이블프로젝트 동영상 보고, 오바댜를 읽었다. 에돔에 대한 말씀이지만, 결국 아담인 모든 인류를 향한. 높아진 것이 낮아질 것임을 기억. 그리고 이어서 듣는다! 풋풋한 목소리가 좋다. 2021/06/10 슬프게도 손일기를 전혀 못 쓰고 있어서 자기 전 폰 만지다가 여기에라도 잠깐 쓴다. 1. 인스타 너무 유해하다, 라고 차마 인스타에다 쓰지 못해 여기에 쓴다. 너무 유해해 적어도 나에게는. 2. 기적이 일어나 일을 시작했다. 기혼 무자녀 여성에게 일을 주는 사장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역시 일하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더 빨리 늙는 기분. 3. 삼성 야구 본다. 10월 중순까지 정규리그 편성돼 있어 든든하다. 잘해보자 가을야구 가자. 4. 지난 일기에서 걱정하던 사람을 여전히 걱정한다. 5. 내일 첫수업 잘하자. 쇼팽 발라드 1번 라디오에서 짐머만의 연주로 발라드 1번이 나온다. 너무 많은 의미와 기억과 장면이 담겨 있는 곡이라 뭐라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15-16살의 수많은 밤들, 현대아파트의 내 방, 쇼팽콩쿨, 임동혁, 폴란드에서의 5일, 바르샤바, 꿈, 눈물, 삶. 클래식은 찬송가와 더불어 정말 평생 듣는데, 그중에서도 발라드 1번 같은 자주 듣는 곡에는 삶의 순간순간이 켜켜이 곡에 쌓이는 기분이라 곡이 점점 더 두꺼워져간다. 그래서 들을 때마다 너무 많은 감정이 몰려오는 듯. 여러 장면이 스쳐지나가는데 뭐라 말로 할 수가 없다. 2021/04/27 지난 주말이 생일이었는데, 자정이 지나자마자 두 사람에게서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기프티콘 선물을 받았다. 나는 본래 카카오톡에 생일 공개를 설정해놓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알았나 싶어 물어보니 오늘이 내 생일이라고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 뜬다고 친절히 알려주었다. 너무 당황해서(왜 그렇게 당황했는지 모르겠다. 누구라도 더 보기 전에 지워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앱에 들어가 비공개를 했는데도 아직도 보인단다. 결국 카카오스토리까지 깔아서 카카오톡과의 연동을 해지하고 탈퇴까지 해버리니 그제서야 아무 알림도 보이지 않는다. 축하해주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았냐 아직도 알림이 떠있냐 같은 이야기만 해대고 지금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다. 그렇지만 그냥 이런 상황이 나랑 안 맞다. 크게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시와 산책, 한정원 요즘은 이런 문장이 유행인가? 심드렁하게 묻지만 속에선 불꽃축제가 한창이다. 황홀하다. 어쩌면 나는 유행이 정확하게 겨냥하는 사람일지도. 그러나 읽다 보니 역시 유행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하긴 사람을 황홀하게 만드는 글이 어떻게 번지르르한 문장으로만 가능하랴? '행복을 믿으세요?'라는 글은 큰 소리로 모두에게 읽어주고 싶을 정도였다. 이 사람 나인가? 싶은 순간이 몇 있어 놀랐는데, 영혼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평범한 사람들의 묘지를 지나치지 못하고 수도사가 되고 싶었으며 (정원님의 경우가 더 진지하긴 함) 행복이란 개념을 열심히 의심한다는 지점에서 그랬다. 그러나 그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길의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소록도에서, 폐쇄 장기병동에서 봉사를 한다. 나는 그에 비하면 아주 좁은 품을 가.. 2021/04/12 앤드류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을 읽는다.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다는 이유로 내 문제를 말할 수 없는 게 아닌데, 어디 뭐라고 말할 데가 없네. 감사할 수 있고 기뻐할 수 있는 상태가 얼마나 좋은 상태인지도 다시금 깨닫는다. 삽화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그 구원 같은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을 읽었다.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영원이라는 게 있고 그 빛을 기억한다면 또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는게 아닐까? 오늘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조각이었다. 삽화를 겪는 이야기를 읽으며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아내 생각이 많이 났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곁을 지켜준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가족도 너무 중요하지만,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이전 1 2 3 4 5 6 7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