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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걸린 소녀 100쪽까지는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이걸 더 읽어 말어? 라르손의 밀레니엄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이질적인 느낌이 가시질 않았기 때문.. 사건이 본격 진행되면서부터는 정신없이 읽었지만 4권에서의 리스베트는 말이 너무 많고 마무리도 흐지부지였다. 아쉬웠지만 다음 편이 나오면 또 읽을 듯하다. #밀레니엄 #거미줄에걸린소녀 #라게르크란츠
말러 이월 이십몇일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발터가 쓴 말러의 평전(이라고 하기엔 조금 가볍지만)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빳빳한 종이로 된, 8장의 사진으로만 이루어진 양면 페이지가 나왔다. 흑백의, 같은 장소에서 촬영된 8장의 사진이었는데, 검은 수트를 입은, 신경과민으로 피곤해보이는 듯한 말러의 모습을 보는 순간 (무어라 표현해야 할지 잘은 모르겠지만) 내 눈앞에 그가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갑자기 말러 그 자신이 느껴졌다. 그의 성품과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런 것이 사진의 힘인가 싶었다.
<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최근 내가 '아름다움'에 굉장히 예민할 뿐만 아니라 집착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급 그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빌린 책이 알랭 드 보통의 과 최재천이 엮은 이다. 뒤의 책은 아직 읽지 못했고 행복의 건축을 2/3가량 읽었는데, 그의 소설은 3장도 채 못 읽던 내가 이 책은 엄청난 속도로 읽어내려가고 있다. 사실 행복의 건축은 내가 궁금해하던 주제에 대해 답을 줄거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의외의 곳에서 엄청난 수확을 한 느낌이다. 최근 읽은 승효상씨의 와는 같은 대상을 두고 다른 의견을 펼쳐내는 부분이 있어 비교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1장 건축의 의미 28p. 9. 따라서 건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면 독특하면서도 힘겨운 요구가 따라온다. 우리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에 우리 자신을 개..
2011.09 - 2012.07 연주회 결산 아무도 몰랐겠지만 사실 난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공부를 하러 간 게 아니라 각종 연주회 및 미술관 전시회를 다니기 위해 갔다...는 말도 안 되는 드립으로 시작을 해 본다. 나름 열심히 다녔다고 생각했으나 통계적으로 겨우 한 달에 한 번 꼴로 연주회 구경을 갔으니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다. 02. 12. 2011 영광스럽게도 독일에서 본 첫 번째 연주 (엄밀히 말해서 첫 번째는 아니다. Emi를 데리고 함께 갔던, 한 성당에서 있었던 데트몰트 음대 학생들의 연주가 처음으로 본 연주였으나, 비공식적인 연주였으므로) 는 열음언니의 연주였다. 언니의 리스트 스페니쉬 랩소디는 정말 정말 정말 멋졌으나 이 날 하노버에서 바로 오는 기차를 놓쳐서 홀로 울고 불고 했었다. 물론 돌아돌아 새벽 한 시에 집에..
고전음악의 바.다. 에곤 페트리가 피아노 곡으로 편곡한 바하 칸타타 BWV 208의 'sheep may safely graze' 같은 작고 단아하며 결코 화려하지 않은 곡부터 온 대지를 다 담은 것 같은 브루크너나 베토벤의 교향곡까지. 음악의 바다는 헤엄을 쳐도 쳐도 끝이 없다. 근데 이 끝이 없다는 사실이 전혀 절망적이지 않고, 오히려 평생 할 수 있는 참 행복한 수영이라는 생각. 그건 그렇고. 나 오늘 로린 마젤 할아버지랑 뮌헨 필 보러 도르트문트 가야되는데 이렇게 날씨가 구려서 어쩐다?
오늘의 지름 이야기 장 모양이 오케 연습으로 바빠 만날 수 없다고 했음에도 나는 뭐에 홀린 듯 쾰른 가는 기차에 몸을 싣었다. 오고가는 길만 6시간이 걸렸는데 쾰른에 있었던 시간은 고작 2시간. 그마저도 거의 saturn에 있었던, 이 독한 인간. saturn은 전자기기와 음반, DVD 등을 파는 곳이다. '안 지르고 올 수 있을까' 말은 이렇게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가고 있는 나의 행동 자체가 '오늘 무언가 사서 돌아오겠다'를 말하고 있는 거 아닐까 싶다. 역시나 saturn엔 박스 셋이 무지 많았다. 눈이 막 핑핑 돌아갈 것 같았다. 이거 들었다 저거 들었다 얼마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는지 모른다. 유니버셜의 엘로퀀스라는 레이블에서는 엄청난 염가의 박스셋을 팔고 있었는데, 10장 12장에 10유로 정도인 것들이 막 내 ..
111118 인젤 홈브로이히 뮤지엄 말고 많고 탈도 많았던 11월 18일 노이스(Neuss) 인젤 홈브로이히 뮤지엄 (이하 내 맘대로 인젤) 방문기. 가 있는 동안은 마냥 아무 생각없이 좋았는데 찍어 온 사진 찬찬히 보자니 뭔가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뭐다? ㅋㅋ) 아마 너무 비현실적인 공간이라서 그랬나보다. 그래. 그 곳은 너무 현실 같지가 않았다. 원래 사람이 없는건진 잘 모르겠지만 3시간 동안 그 넓은 곳에서 Kasse에 있는 두 분을 합쳐서 열 명도 못 봤다. 거기다 초겨울 특유의 정취까지 합쳐져서 해질 때 즈음엔 조금 으슥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인젤 홈브로이히는 NATO 로켓 기지로 사용 되던 곳 (노이스엔 나토 기념품 가게도 있음)을 칼 하인리히 뮐러라는 사람이 사서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이라고 한다. 그치만 말이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