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11) 썸네일형 리스트형 9월에 읽은 책 9월에 읽은 책 1-3. 해리 보슈 시리즈 , , , 마이클 코넬리 가열차게 읽고 있는 보슈 시리즈.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느끼는 건.. 나는 돈이 동기가 되는 사건이 큰 재미가 없다. 인간이 인간에 대해 느끼는 내용이 동기인 사건이 좋아. 약간의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고르게 재밌다. 추리 장르를 읽기 시작한지 한 해 정도 되었다.. 왜 탐정물보다 경찰소설을 더 좋아하는지를 나름대로 생각해봤는데, (아마 많은 사람이 같은 이유로 좋아할 것이다) 경찰은 조직의 일원이므로 사립탐정처럼 자유로운 수사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재밌다는 것. 경찰 내부의 관료주의, 내부 사람들 혹은 부서 간의 갈등, 그걸 넘어서고 싶은 주인공이 일으키는 마찰이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할 수밖에 없고, 사건도 사건이지만 이..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 정영목, 2018.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믿고 집어들게 되는 정영목 번역가의 책들. 번역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한 그가 번역에 대한 쓴 에세이들을 모은 것이다. 1. 일단 멋진 제목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이 번역 에세이라는 것만 알았지 제목의 의미를 전혀 종잡을 수 없었는데 다 읽고 나니 책 전체에 흐르는 문제의식을 깔끔하게 드러내보인다 할 수 있다. (편집자가 지어준 제목이라는데 대단하십니다..) 지금의 번역은 옳고 그름에만 치중되어 있다. 이는 외국어를 한국어로 얼마나 잘 옮기느냐가 번역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사실 그걸 번역이라고 보면 '번역'이라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작금의 번역에 대한 논의가 오류를 잡아내는 등 기술적인 영역에 한정되고 있다. .. 2018년 7월 10일 오늘은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책을 빌렸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 GS25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인 H를 만났다. 가는 길의 초록과 트위터에서 추천받은 Mondo Gascaro의 앨범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렸다. 앞에 편안하고 행복한 일만 가득할 것 같은 그런 느낌. H와 20분 정도만 있다 나오려고 했는데 마침 새 물건이 왕창 들어와서 정리를 도와줬다. 모든 자취러들이 그렇지만 내게도 편의점은 방앗간 수준이었고, 그때 수없이 사먹었고 사먹지 않아도 눈에 익은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H가 많이 고마워했고.. 나는 솔직히 그 일이 재밌었다.. 물론 단 한 번이기에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안다. 집으로 걸어오면서는 J와 한 시간 가량 통화했다... IMF 키즈의 생애 , 안은별, 2017. 저자가 IMF 당시의 키즈들—지금은 성장해 성인이 된—7명을 만나 인터뷰한 책. 7명 모두가 IMF를 거치며 그로부터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한 개인으로서의 고유함을 지켜주려는 의도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개인의 고유함과 시대로부터 영향 두 가지는 모두 진실이지만 하나의 글에서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 사이사이에 들어가 있는 저자의 코멘트들은 때로는 단호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때로는 인터뷰이의 마음을 알아주면서 그 임무를 꽤 훌륭하게 수행했다. 한 사람의 생애를 톺아보는 것, 그 앞에서 난 항상 우물쭈물하는 모양새다. 그러니까.. 내가 이야기를 들으면서 맘껏 슬퍼하거나 기뻐해도 되는 건지. 어떤 태도로 어떤 포즈를 취하고 들어.. 마르타 아르헤리치 , 올리비에 벨라미, 2018 (원서 2010) 아르헤리치의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여정을 담은 평전이다.글의 톤이 무겁지 않고 웃음이 나오는 순간도 자주 있으며 무엇보다 마르타라는 한 개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든다. 연주를 돌연 취소하는 무책임한 모습마저도 그녀 자체의 한 부분으로 (거부감 없이) 이해되게끔 하는 서술을 보면서 문득 생각한다. 누군가의 평전을 쓴다는 것은 그/그녀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만이 시작할 수 있는 일이겠지? 처음부터 끝까지 의혹과 비난의 눈과 손을 가지고 쓴 평전이 어딘가에 있을까? 없을 것 같다. 그런 사람은 평전을 쓰지 않겠지. 어머니인 후아니타가 그야말로 대장부다. 재능을 가진 딸을 결국 비르투오조로 만든 것은 그녀가 아닌가. 선생님을 백방으로 찾아다니고, 온갖 방법.. 거실의 사자 , 애비게일 터커, 2018. 집사이거나 집사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작금의 시대에! 고양이를 파헤친 귀여운 책이 나와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인 마티에서 나와서 더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내용이 고양이의 '귀여움'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을 여러 가지 알게 됐다. (0) 고양이도 가축화를 겪었지만 개만큼 인간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밸런스가 더 잘 맞는 편. 아니 이제 우리 쪽에서 고양이를 더 필요로 하는 듯하다.(1) 고양이는 어마어마한 번식력(토끼 수준)을 갖고 있어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대표적인 침입자 중의 하나다. 고립되어 자신만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던 외딴 섬에 소수의 고양이가 들어온 이후 멸종한 종이 생기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2018년 6월 10일 남편은 예전 교회 다닐 때에 방송실에 몇 년 간 속해 있었다.대개 작은 교회 방송실의 상황은 열악하기 때문에 사람이 아무리 빠릿하게 해도 기계의 느림(?)과 버벅댐에 의한 딜레이와 사고가 종종 생긴다. 물론 사람도 실수를 하고. 지금 다니는 교회는 상가 4층이고, 장비라고 해봤자 믹서 하나, 프로젝터, 모니터 두 개, 스피커 몇 개 수준.큰 규모는 아니지만 고등학생인 S가 컨트롤 하기에는 아마도 정신이 없으리라. 하루에 한 두번은 실수가 있다 ㅎㅎ 어제도 찬송가의 4절이 나올 차례인데 갑자기 성시교독문이 화면을 꽉 채웠다. 우리 시야에는 없는 S의 당황하고 있을 (너무나 귀여운) 모습이 눈에 선히 그려지고 우리 둘다 그 순간의 식은 땀을 너무도 잘 알기에 둘이 마주 보고 싱긋 웃었다. 웃던 그 순간에 나.. 이상한 정상가족 , 김희경, 2017. 체벌, 과도한 교육열, 이상할 정도로 가까운 부모 자식 간의 거리, 출산율, 입양, 미혼모 복지 등 수많은 문제를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라는 하나의 키워드에 꿰어 낸 책. 큰 노력을 들여 꼼꼼하게 연구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나 역시도 정상가족 신화를 30년간 주입받으며 살았기에 책을 읽으며 폭력적인 나의 사고방식에 스스로 놀라기도 했고, 앞으로 어떤 점을 신경써야 하고 조심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쓸데없이 가족에 대한 질문 하지 않기, '일반적인 가족 상' 전제하고 이야기하지 않기 등등.. 물론 이미 한 실수들도 여러 가지 떠올랐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한국의 가족은 압축적 근대화가 낳은 온갖 부작용의 해결사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 이전 1 ··· 9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