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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1 포르투 오전에 나와 새로운 에그타르트 집을 한 군데 들렀다. 1일 2에그타르트 정도 한 듯. 음식에도 음식 사진에도 큰 열정이 없어서.. 아무튼 사진은 없다. 먹고서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앤틱한 열차(와 비슷한 다른 열차)를 타고 바닷가 쪽으로 갔다. 아무 계획 없이 다니는 여행객들은 무작정 트램 타는 곳으로 갔는데, 트램은 안 오고 온도는 한여름에 작열하는 태양을 피할 곳이 없었다. 조금 지나 도착한 탈 것에 우리 자리는 없었다. 말 그대로 내 앞에서 끊김. 또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탑승. 해를 피하는 것만으로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포르투에서 더 남쪽으로 가면 나자레라는, 엄청나게 큰 파도가 유명한 동네(a.k.a 서퍼들의 성지)가 있는데, 여기는 그만큼은 아니지만 꽤 큰 파도가 친다. 사진에 보이는 ..
2019/09/10 포르투 쓰려고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이지 good old days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인생에 이런 시간이 다시 올까 싶을 정도로. 0909 포스팅에서 어디까지 썼는지 모르겠지만, 마드리드에서 포르투까지 500km 넘게 달렸고, 포르투에 들어와서는 한국 같은 운전문화 + 수많은 차들에 정신을 못 차리고, 길을 헤매다 에어비앤비 집앞에 도착했으나 주차 난이도가 극상이라 한참을 끙끙댔다. 겨우 들어간 집은 크고 아늑했고, 나가서 현지인들밖에 없는 (내 입맛에는 그저 그랬던 음식을 파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아침에 친구랑 내가 누워있는 동안 남편이 갓 구운 따뜻한 빵을 사왔다. 물론 유럽 어디에서나 아침에 따뜻한 빵을 구할 수 있다. 그치만 가격이.. 우리가 스위스에 있다 와서 그랬을까 나에게는 충격적일 정도로..
2019/09/09 사라고사-마드리드-포르투 결국 새벽 2시 45분에 예약해둔 호텔에 도착하여 씻고 자려고 누우니 거의 4시.. 그러나 8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했다. 12시에 마드리드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고 마드리드까지는 300km 정도가 남았기 때문! 이게 무슨 짓인가 싶으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ㅎㅎ 호텔 지하 주차장의 거대한 경사를 무사히 넘은 것을 기뻐하며(수동 운전에서는 대단한 성취라고 생각한다) 출발! 남편 말로는 스페인이 전반적으로 고도가 높다는데 그래서인지 프랑스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멀리에 높은 산이 있는 게 아니라 산 사이사이를 내가 달리는 느낌. 길게 쭉 뻗은 도로가 많아서 시야가 시원했다. 전날과는 달리 도로도 한산하고 고속도로지만 돈 내는 구간도 아니고 바깥 풍경도 달라서(황야 같은) 기분 좋게 달렸다. 마드리..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 김영봉 우리에게 다른 사람에게 없는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실력이 아니라 갚아야 할 빚입니다. p. 110 그것은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는 잠시 잠깐 당하는 손해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약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경쟁하기를 기꺼이 포기하고 하나님이 자신에게 맡기신 일을 찾아 헌신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울어진 운동장의 아래편에 있다 해도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음을 알 것입니다. 아니, 때로 세상적으로 불리한 것이 오히려 영적으로는 유리해질 수도 있음을 알 것입니다. p. 122 나는 왜 일하고 있는가? 필경 그 대답은 뭔가 부족하다고, 뭔가 더 있어야 한다고, 뭔가 모자라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미친 것이 아니라 아픈 사람들 2020년의 목표 중 하나는 읽은 책에 대해 짧게라도, 아주 짧게라도 기록을 남기는 것이 되겠다. 다짐을 실천하고자 이렇게 둘째날부터 게으름을 이기고 글을 쓴다😭 , 론 파워스 나도 모르게 정신증이나 정신증이 있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 읽게 된다.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주위에 있는 정신증을 가진 사람의 가족들, 그리고 정신증은 아니지만 정신장애가 있는 이웃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그들과 어떻게 지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의 일환이기도 하다. 구성 단계에서 이 책은 사회가 정신증에 어떻게 대처했는지의 역사와 현 시점에서 정신증 환자/가족들과 사회의 대립을, 그리고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희망을 담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이런 내용들이 아주 자세하고 길게 쓰여 있어서 약간의 인내를 필요로..
2019/09/08 제네바-사라고사 사실 우리 여행의 애초 목표는 북유럽이었다. 그러나 '북유럽에 가겠다!'는 다짐 이외에 아무 계획도 일정도 없던 우리는 생각 없이 9월 둘째주에 스페인으로 여행을 온다는 친구에게 '그럼 스페인에서 만나서 같이 포르투 가자'라고 해버린 것(...) 동선과 재정을 생각하면 너무도 무모한 결정이었으나 언제 친구와 포르투를 가보겠냐고 자위해본다. 아무튼 친구를 마드리드에서 만나 포르투로 함께 가기로 했고, 친구의 빡빡한 여행 일정 상 우리는 차를 빌린 당일 제네바에서 사라고사까지는 가야 다음날 마드리드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아무 생각이 없어서 1,000km를 하루에 쏘려고 했던 건 아니고, DTS 마치자마자 바로 가려고 하니 이런 일정이 나왔던 것. 후회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1,000km 가야..
20190908-20191024 이 카테고리의 가장 최근 글은 2012년에 발행되었다(비공개글이다). 7년간 이런 저런 곳을 다녔지만 아쉽게도 제대로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그런 후회를 하지 않으려 조금 늦었지만 차근히 정리해두고자 한다. DTS가 끝나고 약 50일간 유럽을 여행했다. 리스한 차로 다녔으며, 10,000km가 넘는 거리를 주행했다. 유명 여행지도 가고, 등산도 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자기도 하고(차가 있었기에 가능), 친구들 집도 방문했다.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 기억을 정리해야 할까? 아직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하나하나 쓰다 보면 자연스레 기준이 생길 거라 생각하면서도.. '그냥 좋았다' 식의 말만은 피해가고 싶다. 블로그에서 실제적인 정보를 많이 얻기도 해 나 역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으면 적어..
청두, 혼자에게 다정한 봄빛의 도시에서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가보고 싶은 곳도, 먹어보고 싶은 것도 다 살아 있으니 생기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