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1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9/09/26 쉐락볼튼(kjeragbolten) 이날의 여정을 어떻게 다 말로 할까. 정말 어마어마한 날이었다. 일단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양8경 뭐 이런 거 붙이는 걸 엄청나게 좋아하지 않음? 그래서 노르웨이 3대 트레킹 코스라는 것을 정해 놓았는데(확실치는 않지만 난 한국인들만의 셀렉션이라 본다_이후 검색해보니 모두가 공인하는 3대코스인 걸로 밝혀짐) 프라이케스톨렌, 쉐락볼튼 그리고 트롤퉁가다. 전날(25일) 우리는 앞 포스팅에 썼다시피 프라이케스톨렌을 정복했다. 사실 정복이랄 것도 없는 무난한 산행이었지만. 프라이케스톨렌을 다녀오니 우리도 3대 코스를 정복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아닌가.. 이어서 쉐락볼튼에 가기로 했다. 쉐락은 프라이케스톨렌보다는 난이도가 좀 있다. 노르웨이 피오르드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등산 시즌은 6-9월. 길이?는 10k.. 2020/10/07 봄과 가을과 겨울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뭘 고르지 고민하다가 나는 몇 번이나 더 가을이 오고 가는 걸 볼 수 있을까 가늠해본다. 부질없는 일인 걸 알면서도ㅡ그렇다면 할머니는 이번 가을을 끝까지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예견했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다다르면ㅡ당최 멈출 수가 없다. 가을이 너무 아름다운데 이상하게도 그래서 모자란 나를 받아들일 수 이.. 2019/09/25 스타방거, 프라이케스톨렌 배에서 나름 잘 자고 아침 6시에서 7시 사이에 노르웨이 스타방거에 내렸는데 사위가 깜깜했다. 아직 한밤중 같은 느낌. 그래도 드디어 이번 여행의 주목적지인 스칸디나비아에 입성! (물론 덴마크도 스칸디나비안이지만 그냥 지나만 왔으니) 나로서는 7년만에 노르웨이에 오는 거라 반갑고 기뻤다. 2012년에 왔을 때도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재밌는 일도 많았기 때문. 게다가 대중교통을 타고 다녔던 저번 여행과는 달리 이번엔 차가 있다. 구석구석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한가득이었다. 오늘은 가볍게(?) 프라이케스톨렌에 가기로 한 날. 밤새 탄 페리에서 내린 곳은 왼쪽에 Fjord line Stavanger라고 쓰인 곳이고 우리의 목적지는 프라이케스톨렌 주차장이다. 지금 지도를 찾아보고 깜짝 놀란 게, 원래 스타방거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셜 딜레마> 우리는 SNS에 중독되어 있고, 어느새 알고리즘이 인도하는 대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소비한다. 우리가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SNS는 우리를 더 잘 알게 되고, 더 중독되게 만든다. 또한 타인의 평가와 시선에 인류가 이렇게 자주 노출된 적은 없었다. 그러한 환경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다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 가지 모두 문제지만 나의 경우 후자가 더 심각하게 느껴진다. 읽고 보고 먹고 즐기는 모든 활동들을 할 때 아, 이건 인스타에 혹은 트위터에 올리면 좋겠다- 이런 생각부터 든다. 그 생각의 뒤에는 어떤 마음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내가 이런 음식을 먹고 이런 소비를 하고 이런 책을 읽고 이런 음악을 듣는 사람이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고, 그에 따른 평가를 받고 싶은 것. 올리면서 이런 저런 반.. 2019/09/23-24 플렌스부르크, 예링 월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친구들이 아침 일찍 빵집에 가서 갓 구운 빵을 사서 아침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흑흑 원래 엄청 부지런한 부부라 게으른 우리가 항상 도움을 받는 구조였지만 마지막까지 이렇게.. 정말 고마웠다. 아침을 길게 먹으면서 마지막으로 대화하고 서로 기도도 해주고, 친구 부모님 화단의 장미 두 송이도 받은 후 떨어지지 않는 발을 겨우 떼어 떠났다. 고작 3일만이지만 오랜만에 단 둘이 차를 타고 달리니 또 그것대로 좋았다. 이미 점심 즈음이라 조금 부지런히 달렸다. 오늘의 목표는 독일의 국경도시 플렌스부르크(Flensburg). 24일 저녁에 덴마크 최북단 예링에서 배를 타고 노르웨이로 갈 예정인데 하루만에 750km를 가기는 좀 무리라고 판단해서다. 그래도 오늘만해도 400km를 가야 하는... 할머니 지난 수요일에, 태어나 처음으로 유가족이 되었다. 엄마의 엄마, 나의 사랑하는 할머니가 88세를 일기로 하나님께로 가셨다. 앨범 사진 속 남아 있는, 내가 4-5살쯤 되었을까. 가족들 모두가 같은 색 한복을 입고 사진 찍었던 날. 그 사진 속 젊은 할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또렷한데. 본인도 국수를 좋아하셔서 우리가 가면 자주 잔치국수를 해주셨는데 그래서인지 엄마도 나도 국수를 너무 좋아하고, 짜장면 집에도 냉면 집에도 같이 자주 갔던 기억. 특히 생신은 항상 중국집이었다. 나의 면사랑은 다 할머니에게서 왔나보다. 밥 먹을 때는 꼭 내가 먹는 걸 미소 지으며 지켜보면서 맛있냐고 물어보시고, 더 갖다줄까 물어보셨는데 위가 작은 나는 그때마다 항상 배가 불렀지. 안 믿는 집에 시집 와서 예수 믿는다고 늘 구박하.. 2019/09/22 Höxter 토요일(전날) 저녁 즈음 친구집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대화를 나누다 친구들이 마련해준 방에서 푹 잘 잤다. 디테스 끝나고 한 달 만에 만나는 거라 이야기할 게 많았지만 다음날 친구들이 인근 교회에 가서 디테스 갔다온 내용으로 나눔하는 시간이 있어서 일찍 자러 들어갔다. 친구들이 초대받은 교회에서 나눔하는 것도 보고(물론 독일어라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원래 다니는 교회도 보여줬다(이주해온 러시아계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였다. 친구 둘도 러시아계 독일인). 집에 와 보니 친구들과 부모님이 준비해준 바베큐! 맛있게 먹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Corvey 수도원/성에 갔다. 사실 이쪽 역사를 모르는 우리로서는 그냥 성 안의 보물 구경, 수도원 예배당의 오르간 구경, 좋은 산책길 이 정도.. 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 레베카는 살아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작품 내내 그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나'가 주인공이라는 의견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데,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나'의 감정과 시선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물론 레베카와 '나' 중 누가 승자인가를 묻는다면 쉽게 대답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로맨스 고딕? 낭만 미스터리 스릴러? 여러 이름을 붙일 수 있겠지만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둘다 너무 제대로라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심리 묘사도 일품. '나'가 맥심을 처음 만나고 함께하게 되는 장면까지는 같이 설레고 두근두근하다가 마지막 사건 해결 즈음해서는 결말을 알고 싶어 죽을 지경(몰래 뒷쪽을 먼저 본 사람..)을 만드는 리얼 미스터리였다. 이런 쫄깃함은 내 성격상 참 버릴 수도 그렇다고 열렬히 좋.. 이전 1 ··· 4 5 6 7 8 9 10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