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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1 파더본 Paderborn 전날 Geseke라는, 파더본 근처의 작은 동네에 도착해 묵었다. Alte Ratsschänke라는 식당이 2층에 숙소를 운영하는데, 따로 리셉션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라 일단 식당으로 들어가서 종업원에게 말을 걸면 된다. 사람들 앉아서 맥주 마시면서 축구 보고 있던, 전형적인 동네 펍 ㅎㅎ 더 올 손님이 우리뿐이어서였는지 아님 내가 동양인이어서였는지 나를 보자마자 오늘 숙박하는 거냐며 방으로 안내해줬다. 한적한 동네라 숙소에 사람이 있겠냐 싶었는데 5-6개의 객실 중 반 이상이 차 있었고, 방도 깔끔했다. 문제는 잘 자고 난 아침 떠나기 전에 발생했는데, 주인이 분명 열쇠를 바깥 우편함에 넣고 가라고 했는데 안쪽 우편함에 넣고 나오면서 문이 잠겨버린 것.. 지금 생각해도 너무 미안하다. 쨌든 아침 일찍..
2019/09/20 암스테르담 아침 일찍 기분 좋게 길을 나섰다. 자전거 도로의 자전거들과 나란히 걸어 고흐 미술관에 도착. I amsterdam 시티 카드가 있으면 고흐 뮤지엄 예약할 때 자체 타임슬롯에 배정된다. 시티카드 소지자들을 위해 따로 할당해놓은 포션이 있는 것. 그래서 하루 전에 예약했음에도 좋은 시간대에 방문이 가능했다. 시간은 09:45. 오디오가이드가 필수라는 이야기를 블로그에서 하도 많이 봐서, 꼭 해야겠다 싶었다. 가격은 5유로인데, 그림에 대한 배경과 이야기 하나하나를 재미있게 잘 구성해두어 값어치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원사는 현대자동차. 내가 알기로 한국어 오디오가이드가 생긴지는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안에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게 확실하다. 사진이 하나도 없기 때문인데.. 그냥 오디오가이드를 들으..
2019/09/19 암스테르담 사실 벨기에에서 네덜란드로 넘어온 건 9/18 수요일. 암스테르담에선 수-금 2박 3일 일정이었는데, 수요일 오후 늦게 숙소에 들어가서는 목-금 이틀간 무엇을 할지 일정 짜고, 2주 뒤 오실 부모님과의 북유럽 여행 계획을 세우느라 밖에 나가진 않았다. 프랑스에서 며칠 동안 모텔(외곽에 있는, 자동차 여행자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 같은 곳에서 지냈기에 암스테르담에서는 그래도 조금 가격이 있는, 깨끗한 숙소에서 지내기로 했고 그래서 더더욱 나가기 싫은 것도 있었다. 반 고흐 뮤지엄은 온라인 예약이 필요하기에, 좋은 입장 시간대가 많이 남아 있는 금요일에 가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를 갔느냐.. 일단은 투어리스트 인포로 가서(이름이 귀엽다 Iamsterdam visitor Center) 1인 85유로짜리..
2019/09/18 브뤼셀 5일간 천천히 올라온 프랑스를 떠나 벨기에를 들르고 네덜란드로 가는 날. 브뤼셀은 15년 전에(!) 와본 적이 있기에 크게 볼 게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브뤼헤를 갔어야 하나 싶지만 언제나 시간은 한정적이고 동선은 제한적이다. 남편에게 그랑팔라스 보여주고 홍합찜이나 먹고 가자 싶어서 브뤼셀 선택. 또 좁은 시내로 꾸역꾸역 차를 끌고 들어와서 도심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10분쯤? 걸어 도착한 그랑팔라스는 공사중이라 그 명성을 확인하기 어려웠고.. (빅토르 위고의 극찬은 언제나 머리를 갸우뚱하게 한다. 그 아름다움은 건물의 금칠에서 오는 것인지..) 고디바 들어가서 샘플 초콜렛 얻어먹고 오줌싸개 동상에 함께 실망하고 홍합찜 집을 향해 도시를 막 가로질렀다. 홍합찜 먹은 곳은 이 곳. 며칠 잘 못 먹..
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아작 첫 장편을 어떻게 이런 스케일로 쓰지? 세계의 크기에 놀랐고 장면 장면이 머리속에 생생히 그려져 좋았다. 영화로 나오면 멋질 것 같은데.. 김초엽도 좋지만 나는 문목하가 더 좋다.
2019/09/17 지베르니-파리 우리의 시트로앵이 나중에 오실 부모님 짐까지 싣기엔 너무 작아, 파리에 가서 캐리어 하나를 한국으로 부쳐야 하는 날. 다행히 캐리어째로 택배를 부쳐주는 곳이 파리에 있어 카톡으로 예약을 잡았다. 가는 길에 들른 곳이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를 포함해 지나간 모든 작은 동네가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프랑스는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 어디를 가나 미감을 만족시키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향유할 거리도 자연도 너무나 많은 곳. 이름을 다 알 수 없는 수많은 종류의 꽃이 넓은 공간에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다. 집에서 정원을 굽어볼 수 있는 그런 구도. 꽃이 만발한 정원을 지나면 연못이 나오고 모네 그림에서 많이 보던 수련과 다리를 볼 수 있다. 반 고흐 전기 독서를 참고해보면 모네는 당대..
화가 반 고흐 이전의 판 호흐 스티븐 네이페,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 저, 최준영 역, 민음사 한국어판 제목을 잘 지었다. 원제는 Van Gogh: The Life(2011)인데, 뭔가 전기의 결정판 같은 느낌을 주지만 한국어로 번역하면 또 평범해지는 그런 제목. 한국어판 제목은 한국어 화자 사이에서 통용되는 '반 고흐'라는 유명한 화가 이름 뒤의, 진짜 인간 Van Gogh 판 호흐를 만날 수 있게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을 준달까. 본문만 930쪽이다. 내지는 독특하게도 1면 2단으로 구성된 데다 왼쪽 정렬로 되어 있어 아무래도 1단보다는 훨씬 산만하고, 편집부와 디자이너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호흐의 머릿속에 들어간 것처럼 정신이 없었다. 원서 내지가 어떤지 궁금하다. 호흐의 그림을, 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인간 호흐의 본모습을 ..
2019/09/16 몽생미셸 16일 아침 낭트를 떠난 우리는 몽생미셸로 향했다. 늘 말하지만 천천히 북유럽으로 올라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기에, 북쪽으로 가는 길목에 중간중간 들르고 싶은 곳을 정해 구경을 하면 되었다. 그런데 보르도를 떠나면서.. 정말이지 딱히 가고 싶은 데가 없는 것. 나는 예전에 다녀온 프로방스를 다시 가고 싶었고(루트상 안됨).. 그게 다였다. 그러다 우연히 생각난 몽생미셸!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볼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비현실적일 수가 있을까 싶었던 곳. 11시쯤 도착했을까?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차가 잔뜩 늘어서 있는데, 프랑스가 뭐 다 그렇지만.. 이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 양쪽에 펼쳐진 들판이 딱 고흐의 그림 같았다. 큰 주차장이 3구역 정도 있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주차요금은 나가는 길에 ..